님, 혹시 생태계 피라미드의 최상위 포식자하면 가장 먼저 어떤 동물이 생각나시나요? 호랑이? 사자? 한국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는 아이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라는 말을 종종 하기도 했었죠. 아마 우리의 인식 속에 가장 무서운 최상위 포식자로 호랑이를 생각하고 있어서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야생동물이 도심에서 흔적을 감춘 오늘날, 우리에게 새로운 최상위 포식자로 새로운 동물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로 들개입니다.
영상 출처: SBS 뉴스 유튜브 채널
들개의 등장은 바로 우리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유기한 개가 야생화가 된 모습이 바로 들개이죠. 점점 야생에 터를 잡고 개체수를 늘려가는 들개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의 새롭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야 하나요?
가축 피해와 더 나아가 사람들까지 공격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들개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서 포획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면 들개 개체수를 관리하는 데 어떤 점이 달라지는 것일까요?
유해야생동물은 사람 혹은 재산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말합니다. 님께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유해야생동물로는 멧돼지 혹은 두더지가 있겠네요.
문제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이 되면 포획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해 사살할 수 있게 됩니다. 매우 강압적인 포획 과정이 이루어지기에 들개를 유해 동물로 지정하는 데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들개는 생태계 교란종
그러나 들개가 우리 사회 및 생태계에 혼란을 주고 있는 존재란 사실은 부인해서는 안 됩니다. 들개는 생태계 교란종이기 때문이죠.
님, 혹시 놀라셨나요? 대부분 뉴스에 나오는 교란종은 외국에서 들어온 황소개구리나 블루종 같은 외래종으로 국내 생태계를 파괴하는 종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나 궁금하셨을 것 같네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더라도 들개와 같이 다른 야생 동물에게 피해를 주고 야생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 역시 교란종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서 들개가 일으키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들개의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노루의 천적이 됨으로써 노루 수가 급속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들개는 바로 우리 때문에 생겨난 존재이지 아닌가요. 그렇기에 들개는 아직 동물보호법상 대상인 '유기, 유실 동물'과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는 들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걸까요?
들개의 포획
현재 한국에서는 들개의 포획틀을 이용한 인도적 포획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야생화된 들개의 경우 포획틀에 쉽게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이에 대해 2차 방안이 필요한 점입니다.
호주 역시 야생개(wild dog)의 문제로 피해를 입은 국가로서 관련 연구과 관리 제도가 들어온 대표 예시 모델입니다. 그러나 호주의 경우 마취총 사용 혹은 미끼, 독살 등도 포함된 비인도적 포획 방법으로 인해 한국 사례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결국에는 유기견
결국에는 문제 발생 원인인 유기견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유기견 발생 수를 억압하는 정책이 논의되지 않는다면 들개 개체수 역시 감소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큰 해결책으로는 밖에서 키우는 마당개에게는 동물등록과 목줄 및 중성화 수술이 제일 필요합니다. 제주도에서 들개 발생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목줄 없이 밖에서 키운 개들이 들개 무리에 들어간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바른 케어를 주지 않는 점 책임을 회피하는 일입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들개 관련하여 포획 및 관리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들개를 관리하는 면에 있어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여 비인도적 포획 방법을 통해 관리하느냐에 대한 단순한 접근만이 논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들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가요?
뉴스레터에서 나온 정보 외에도 들개에 대해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하고 싶으신가요? 쌀이가 들개에 관해 공부하기 위해 접해보았던 다양한 콘텐츠 중 님께서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는 자료들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북한산 - 권도연
그동안 들개를 우리 사회의 골칫덩어리로만 보아왔다면 권도연 사진 작가님의 책 <북한산>에서는 북한산에 거주하는 들개 무리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2년 동안 북한산에서 그들의 초상을 담은 책 북한산은 자연과 사회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들개의 모습을 작가님의 생각과 함께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걱정하는 존재로서 렌즈에 담긴 그들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들개를 좀 더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